생활역학이야기

절대로 부자(富者) 될 수 없는 팔자에 관하여

깡통박사 | 2017-09-30 09: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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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富者 될 수 없는 팔자에 관하여
 
 
소질이란 타고나는 재능을 말한다. 이를테면 키가 크고 몸놀림이 민첩하면 농구선수가 될 소질이 있다 할 수 있고, 울음 끝이 길면 노래꾼이 될 소질이 있는 셈이며, 골목대장은 장차 우두머리가 될 소질이고 분위기 파악이 남다르고 속셈이 빠르면 부자가 될 소질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소질이 실현되는 수도 있고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수도 있는데 그건 아무래도 타고난 소질과 현실적인 조건의 조화 여부에 따라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대단찮은 소질이라도 부모를 잘 만나 일찍부터 소질을 키우는 방향으로 매진할 수 있다면 대성할 가능성이 커지겠지만 그 반대의 경우라면 아까운 싹을 일찌감치 분질러 버리는 노릇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밑 없는 독에 물 붓는 팔자
그러나 아무리 부모가 애를 써도 뜻대로 되지 않는 팔자도 있다. 이를테면 애당초 부자가 될 수 없는 소질을 타고난 경우다. 그리 되면 부모가 거만의 재산을 물려준다 해도 그 재산을 온전히 지켜내지 못하고 빈털터리가 되기 십상이니 밑이 없는 독에 물을 붓는 격이 된다. 재산을 물려준다 해서 무조건 부자가 되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부자가 될 수 없는 소질은 무엇인가? 사주 상으로는 재성(財星)이 부실하거나 너무 많거나 아니면 아예 나타나 있지 않는 팔자를 말한다. 재성이란 타고난 운명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재물에 해당하는 운세를
관장하는 통변성이므로 만일 재성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하면 재물의 취득에 크고 작은 장애가 따를 것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첫째로 재성이 부실한 팔자는 마치 더부살이처럼 한쪽 귀퉁이에 마지못해 붙어 있는 듯한 재성을 말한다. 이를 달리 무력(無力)한 재성이라고도 하는데 이때 재성을 억누르는 겁재(劫財)가 주변에 도사리고 있다면 집안에 돈이 붙어 있지 못한다.

특히 재성이 지지에 겁재(劫財) 또는 양인(陽刃)을 두고 있는 팔자를 인두재(刃頭財)라 하여 재산을 흩어버리는 흉한 팔자로 본다. 흔한 말로 겁재는 ‘도둑’의
개념이다. 내가 필요한 물건이면 그 임자가 누구든 개의치 않고 빼앗거나 훔치는 것이 도둑이다. 그러니 사주에 겁재가 있고 재물이 그 곁에 있다면 겁재의 처신이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는 보지 않아도 뻔할 뻔자다.

더러는 겁재가 도둑이 아닌 유능한 재물 관리인이 되어 부를 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부자가 될 소질을 타고난 팔자에 해당되는 사안이고 이처럼 부자가 될 수 없는 팔자일 때는 겁재야말로 한 손에 자루를 들고 한 손에는 칼을 든 도둑이 된다. 그래서 인두재인 팔자를 타고난 위인은 부모가 물려준 재산을 앞세워 사업을 벌인다. 그것도 아주 거창하게. 그러나 결말은 남 좋은 일 하느라 다 털어먹는 예가 많다. 고로 이런 팔자는 유산을 물려주면 안 된다. 유산이 자식을 망치는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둘째 재성이 너무 많다 함은 재다신약(財多身弱)이니 허약해서 제 몸 가누기도 버거운 약골이 힘 좋고 드센 여자에게 밤이면 밤마다 들볶이는 격이다. 드라마에서도 침대에 누워 만반의 준비를 갖춘 극성짜리 아내가 약골 남편을 손가락 끝으로 부르는 장면이 있었다. 판을 벌이기도 전에 주눅이 든 남편은 부리나케 휴대폰을 들고 밖에서 친구가 급하게 부른다는 속 보이는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줄행랑을 치거나 퇴근 후에도 곧바로 집을 향하지 못하고 포장마차를 전전하는 남편이 바로 재다신약한 경우다.

財星이 너무 과해도 탈
재성이 너무
강하면 대체로 일간이 짓눌리는 사단이 불거지는 예가 많고 궁지에 몰린 일간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급한 순간을 모면하려 들게 되니 거짓말과 속임수에 이력이 붙게 된다. 재성이 흉신(凶神)이 되므로 이런 팔자는 씀씀이가 들쭉날쭉이어서 수중에 돈이 붙어 있기 어렵다.

셋째는 아예 타고난 팔자에 재성이 없는 경우다. 재성이 없더라도 일간의 세력이 왕성하고 겁재와 식신(食神)이 나타나 있다면 의외로 재물운이 좋아서 부를 쌓을 수가 있는데 이는 식신이 의식주를 마련하기 위한 수단과 요령이고 그런 식신을 겁재가 지원함으로써 재물이 따르는
결과로 이어지지만 부자가 될 수 없는 팔자는 그런 여건을 갖추지 못한다. 일간이 신약하고 겁재와 식신이 있거나 무력한 재성이 있는 경우다. 본디 식신은 일간의 기를 빼내는 개념인데 일간이 허약하면 겁재와 식신의 야합에 따르는 부담을 감당할 수 없으니 오그라들 수밖에 없다.

허약한 일간에 겁재와 재성이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때는 재성이 왕성해야 겁재가 재물 관리인으로 나설 텐데 보잘것없는 재성은 마치 고양이에게 잡힌 쥐처럼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는 대로 시달릴 수밖에 없으니 돈복이고 처복이고 겁재 등쌀에 남아나질 않는다. 남자 팔자가 이 모양이면 무력한 재성은 가정에 정을 붙이지 못하는 아내에 해당하므로 남편보다 다른 남자에게 시선을 돌리게 될 가능성이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남편 몰래 전셋돈 빼내어 달아나는 수도 있다. 그것도 일간과 호형호제하는 개념인 겁재와 죽이 맞았으니 당하는 쪽인 일간으로서는 복장이 터질 노릇이다.

財運 없는데 대박횡재 꿈꿔
더 딱한 것은 이처럼 겁재가 흉신으로 작용하는 팔자는 일확천금이나 횡재로 단숨에 인생이 역전되는 신기루에 기대려 드는 예가 많다. 겁재의 성정이 도둑의 차원이어서 그런 모양인데 그런 허황된 기대가 현실적으로 실현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마지막 희망을 걸어 볼 곳이라고는 대운(大運)밖에 없는데 안 된 얘기지만 안 되는 사람은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는 말마따나 재운이 따르지 않는 팔자는 대운마저 흉운(凶運)이 인생의 절정기를 장식하는 수가 많다.

이를테면 신왕운(身旺運)에 해당하는 비견 겁재운을 학수
고대하는 팔자에 재성을 지원하는 운세가 오기 일쑤고 허약한 일간을 한층 더 무력하게 만드는 식신 상관운이 오는 식이니 그런 사주를 들여다보고 살길을 일러줘야 하는 입장으로서는 뭐라 입을 떼기가 난감해지기 일쑤다.

이런 팔자는 돈을 버는 쪽보다 돈이 새나가는 구멍을 막는 일이 더 급하다. 일확천금을 노리다 보면 투기나 도박에 눈길을 주게 되고 그리되면 돈은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나가게 마련이니까. 그래서 눈먼 돈 거머쥘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식으로 충고를 할라치면 대뜸 말허리를 잘라버리고 볼멘 대꾸를 내뱉기 일쑤다.
“이판사판이라고요. 까짓것 하다 안 되면 죽는 노릇밖에 더 있어요? 그러니 귀에 와닿지도 않는 말씀 그만하시고 언제쯤 운수 대통할 것인지만 일러주세요. 영험한 부적이라도 써주시든가!”
 
공문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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