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 중 600만명의 사주가 잘못 해석되고 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될까.
그래서 운명을 잘못 해석하고, 길흉을 거꾸로 짚어내는 등 대다수의 역술인들이 치명적인 오류를 거듭하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
1000여년 명리학의 오류를 밝혀내고 기준을 바로 세운 신(新) 명리이론서가 출간돼 역리학계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화제의 책은 한국천문역리학연구회 학술위원장인 허정(虛靜) 이상엽(44) 선생이 집필하고 도서출판 아신이 펴낸 '명리정의'.
충청투데이 '오늘의 운세'를 맡고 있는 허정은 이미 지난해 6월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이 발간한 만세력(萬歲曆)의 일부 절기 및 윤달 배치가 잘못된 것을 밝혀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사주의 연주(年柱), 즉 기준은 입춘이 아닌 동지'.
이것이 바로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려고 하는 가장 큰 핵심이다.
제3장 일세의 기준 및 제4장 사주배열법에서 저자는 우리 역술인들이 장구한 세월 동안 사용해 온 입춘 연주를 완전히 뒤집고 있다.
저자는 "사주의 기준을 입춘이 아닌 동지라고 말하는 것은 나 자신의 개인적 주장이나 이론이 아닌 객관적 자료에 의한 '사실' 그 자체"라고 말한다.
실제로 저자는 제3장에서 이 '사실'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자료를 상세히 제시했다. 이는 절월력에서 칠정(七政:태양, 달, 금성, 목성, 수성, 화성, 토성)이 일직선으로 섰을 때 갑자년 갑자월 갑자일 갑자시가 되는 사갑자일(四甲子日)을 역원으로 삼은 근거문헌과 1년의 시종점을 동지로 삼고 평균 360일로 계산한 근거문헌인 논어고(論語考), 선학사전(仙鶴辭典), 육경천문(六經天文), 참동계경문직지 상편(參同契經文直指 上篇) 등으로 수천 년 전부터 역리학계의 고전으로 통하는 것들이다.
또 4장 사주배열법에서는 황제내경영추 순기일일분위사시(順氣一日分爲四時)편, 육십갑자, 맹자이루하(孟子離婁下) 주석(註釋)편 등 여러 편의 근거문헌을 제시, 동지를 기준으로 연주를 정해야 되는 이유를 말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은 장구한 세월 입춘을 연주기준으로 삼아온 근거문헌인 논어 15권 주소 및 집주와 율곡의 절서책 내용을 소개하면서 그 허구성을 명쾌하게 지적하고 있다.
결국, 동지에서 입춘 사이 약 45일 중에 태어난 사람들, 우리나라 인구의 12.3%인 600만명은 동지에서부터 새해 간지를 적용해야 함에도 현재의 입춘 연주를 사용할 경우 주역의 음양오행의 이치와 부합하지 않는 사주해석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럴 경우 타고 난 운명을 잘못 해석하고 잘못된 사주로 작명을 하거나 시운을 잘못 점치는 엄청난 오류를 범하고 있는 꼴이 된다.
다시 말해 자기의 운명에 맞지 않는 작명으로 사주팔자에 따른 길명(吉名)을 정하지 못하거나, 멀쩡하게 좋은 연인으로 만난 남녀가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헤어지게 되는 비극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 밖에도 '명리정의'는 명리학을 공부하는 이들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역학지식들을 일목요연하게 정해 놓고 있어, 역리학 교과서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정은 현재 도서출판 아신 김창견 사장과 함께 개정 만세력을 제작 중이다. 이 책 역시 지난해 한국천문연구원이 오류를 인정하고 개정 발간한 만세력에 오류가 많은 부분 남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이들이 독자적으로 준비중인 것이다.